사회소요지수

    [경향신문 여적] 사회소요지수 / 최민영 논설위원

    [경향신문 여적] 사회소요지수 / 최민영 논설위원

    18세기 프랑스 노동자는 하루에 빵을 약 1kg어치 먹었다. 일일 섭취열량의 90%를 차지하는 빵을 사려고 하루 일당의 절반을 썼다. 1788년부터 이듬해까지 기상악화로 흉작이 거듭되며 빵값이 일당의 88%까지 치솟았다. 배급줄에 서더라도 도끼로나 잘릴 법한 검고 딱딱한 빵이 고작이었다. 의 장발장이 19년이나 옥살이를 한 것은 정제 밀가루로 만든 귀족계급용 빵을 넘봤기 때문이다. 결국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량폭동이 1789년 프랑스 혁명이라는 체제 전복으로 이어졌다. 모든 빵 재료는 동일해야 한다는 ‘빵 평등권’도 대두됐다. 아리스토텔리스가 말했듯 “혁명 그 자체는 작은 일이 아니지만, 작은 일에서 발생한다.” 식량 가격이 대표적이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은 인플레이션과 식량 부족으로 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