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동아일보 횡설수설] 밀라논나 / 김선미 논설위원

    구독자 87만 명의 파워 유튜버 ‘밀라논나’(밀라노 할머니) 장명숙 씨(69)는 요즘 “날마다 새로운 날을 맞는 게 설렌다”고 한다. 자신에게 예의를 지키고 오늘에 집중하기 때문이란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달래고 품어 주세요. 넘어지면 넘어진 채로 잠시 쉬어 가고, 주변도 구경하며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이화여대를 나와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명 패션학교 마랑고니에서 유학한 그는 패션 전문가로 인생 1막을 살았다.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도 일찍 해서 두 아들을 키웠다. 67세이던 2019년 후배들의 권유로 패션 경험과 정보를 나눈 유튜브 활동이 그의 인생 2막을 활짝 열었다. 어쩌다 시작했는데 덤으로 돈이 들어온다며 수익은 기부한다. ..

    [동아일보 횡설수설] 하얀 석유 / 이은우 논설위원

    [동아일보 횡설수설] 하얀 석유 / 이은우 논설위원

    위성에서 본 남미 안데스 산맥에는 흰 점들이 찍혀 있다. 주로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가 맞닿은 곳이다. 만녀설이 아니다. 빙하기를 거치며 안데스의 눈 녹은 물들이 증발을 거듭해 소금만 남은 소금평원(salt pan)이다. 해발 4000m, 홍학과 야마(llama)의 땅. 그곳에 '하얀 석유'가 있다. 소금 속 리튬이다. 배터리 소재인 리튬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하얀 석유로 불린다. 값이 폭등하면서 포스코가 확보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鹽湖)의 총 외형가치는 35조 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포스코 측은 매장된 리튬으로 2차전지용 탄산리튬을 생산한다고 가정하고, 현 국제 시세를 적용하면 약 35조 원의 누적매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막대한 생산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염호의 가치는 훨씬 낮을..

    [동아일보 천자칼럼] 윤석열의 '별의 순간' / 김동욱 논설위원

    [동아일보 천자칼럼] 윤석열의 '별의 순간' / 김동욱 논설위원

    '슈테른슈툰데(Sternstunde)'라는 독일어 단어는 '별의 순간' '별의 시간'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독일어권에서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흔히 사용된다.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철학자 프리드리히 헤겔, 군인 알브레히트 발렌슈타인 등 적잖은 유명 인사들이 심취했던 점성술(占星術)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별의 순간'이란 표현을 대중화한 이는 오스트리아 전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다. 국내에선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는 타이틀로 잘 알려진 1972년 그의 저서 원제는 '인류의 별의 순간(Sternstunden der Menschheit)'으로 비잔티움(동로마)제국 최후의 날, 나폴레옹 몰락의 순간, 봉인 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들어간 블라디미르 레닌 등 세계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