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한국경제 천자 칼럼] 되살아난 국어사전 / 고두현 논설위원

    고교 2학년 수업시간. 교사가 “영화 ‘기생충’의 가제(假題·임시제목)는 ‘데칼코마니’였다”고 말하자 학생들이 “가제는 랍스터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가제’ 뜻을 모르니 ‘바닷가재’로 받아들인 것이다. 얼마 전 EBS 다큐멘터리 ‘당신의 문해력’에 나온 장면이다. 중3 학생의 문해력도 30%는 미달, 11%는 초등학교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달 발표한 국제학업평가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문장 속의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는 능력(25.6%)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글자만 알지 문장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순우리말 뜻은 더 모른다. 지난해 광복절 연휴가 사흘로 늘었을 때 “3일을 왜 사흘이라고 하느냐. 사흘은 4일 아니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나마 올 들어 국어사전 ..

    [동아일보 천자칼럼] 윤석열의 '별의 순간' / 김동욱 논설위원

    [동아일보 천자칼럼] 윤석열의 '별의 순간' / 김동욱 논설위원

    '슈테른슈툰데(Sternstunde)'라는 독일어 단어는 '별의 순간' '별의 시간'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독일어권에서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흔히 사용된다.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철학자 프리드리히 헤겔, 군인 알브레히트 발렌슈타인 등 적잖은 유명 인사들이 심취했던 점성술(占星術)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별의 순간'이란 표현을 대중화한 이는 오스트리아 전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다. 국내에선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는 타이틀로 잘 알려진 1972년 그의 저서 원제는 '인류의 별의 순간(Sternstunden der Menschheit)'으로 비잔티움(동로마)제국 최후의 날, 나폴레옹 몰락의 순간, 봉인 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들어간 블라디미르 레닌 등 세계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