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여적] 꿈의 상온 초전도체 / 최민영 논설위원

    [경향신문 여적] 꿈의 상온 초전도체 / 최민영 논설위원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우연은 발명의 아버지다. 뜻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질과 기술이 우연히 발견된 사건이 과학사에는 적지 않다. 인류 최초의 화약은 중국 당나라 때 도교의 연단술사들이 불로장생 묘약을 제조하려다 만들었다. 중세 시대 서양의 연금술사들은 금(Au)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현대 화학 기술의 바탕을 놓았다. 17세기 독일의 헤닝 브란트는 소변 속 빛나는 성분으로 금을 만들려고 양동이 60개 분량의 소변을 모아 끓이다가 인(P)을 발견했다. 그것이 훗날 인류사를 바꾼 성냥과 비료의 재료가 됐다. 18세기 스웨덴의 셸레는 망간 돌멩이를 염산에 넣었다가 초록색 기체가 뿜어져나오는 현상을 기록했다. 이렇게 발견된 염소(Cl)는 상하수도 살균 등으로 공중보건에 기여했다..

    [경향신문 여적] 기본값의 위력 / 차준철 논설위원

    기본값이란 사용자가 따로 지정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선택되는 초기 설정을 말한다. 흔히 ‘디폴트’로 불린다. 문서작성 프로그램의 글자 크기 ‘10포인트’, 인터넷 연결 때 뜨는 특정 브라우저 같은 것들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본값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본다. 특별한 이득이 없는 한 현재 주어진 상황을 고수하려는, ‘현상유지 편향’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지정좌석제가 아닌데도 늘 앉던 자리에 앉고, 항상 다니던 길로 출퇴근하는 식이다. ‘아무러면 어때’ 하는 가벼운 심리일 수 있지만, 어찌 보면 ‘귀차니즘’이나 타성이라 할 수도 있다. 이런 성향을 겨냥한 마케팅은 이미 주위에 친숙하다. 영화·동영상 사이트 등의 ‘1개월 무료 체험 이벤트’가 대표 사례다. 무료 기간이 끝나고도 무심결에 구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