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뇌

    [한겨레 유레카] 실언과 사탕 / 정남구 논설위원

    미국의 과학저술가 샹커 베단텀은 (Hidden Brain)라는 제목의 책에서 ‘의식적인 뇌’에 대비되는 ‘숨겨진 뇌’라는 개념을 새로 내놓았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지만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다양한 영향력, 즉 무의식, 잠재의식, 암시성 같은 개념들을 포괄하는 말이다. 의식적인 뇌는 합리적이고, 신중하고, 분석적이다. 이와 달리 숨겨진 뇌는 일상적이고,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들을 하기 위해 마음의 지름길을 사용한다. 어린이가 세상에 널리 퍼진 편견, 편향을 곧장 학습하는 건 숨겨진 뇌의 작용이다. 의식적인 뇌가 그것을 통제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사람은 ‘어른’이 된다. 그런데 의식적인 뇌가 통제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첫째, ‘압박감’에 시달릴 때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정치인이 연설..